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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뉴스/자동차

'F1 경기장 관람석, 알고보니 불법건축물' 기사에 대해

어제 F1 경기장의 불법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나니
기운이 쭉 빠졌습니다.

경기 직전까지도 잘되어야지, 성공해야지라고 기원하던 마음이었는데
하나하나 파헤쳐지는 사실들을 보는 마음이 참으로 참담합니다.

오늘은 F1대회를 진행한 카보측의 반응을 살펴봤습니다.
아직 대책을 논의중이라고 합니다.
정확하게는 홍보 대행사를 통해 들었습니다.

자기들도 각종 매체에서 문의는 오는데
마땅히 답변할 내용이 없어서 난처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불법건축물에 대한 기사가 나간 다음날
전남도 의회에서 '감사'를 한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지자체 예산이 투입된 카보 역시 감사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제 기사가 전송된 대부분의 포털사이트를 들여다 봤습니다.
수천개가 넘는 댓글을 훑어보듯이 모두 들여다 봤습니다.

관람객 안전에 대해 이야기한 기사인데 댓글에는
지역감정을 부추기거나 정치적 의도까지 들먹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 블로그 방명록에는 고향이 어디냐며 
노골적인 지역감정을 드러내는 분도 계셨습니다.

네...

저 고향 전라남도입니다.
F1개최된 곳에서 차로 30분만 가면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법과 파행으로 이뤄진 안전불감증 이야기는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얼마나 많이 겪었습니까.

성수대교, 삼풍백화점을 비롯해
인재라고 불리던 사고들 말입니다.

다행스럽게 큰 탈 없이 F1경기를 마쳤지만
그렇다고 모른척 할수는 없습니다.

사실 이번 기사는 우연히 주워들은 얘기입니다.

제가 경기를 관람했던 L스탠드는 주차장에서 3km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경기시간은 다가오는데 경기장에 8대가 운행된다는 셔틀버스는 만원입니다. 

미리 주차권을 구입했거나 미디어카드를 가졌거나 패독클럽/VIP/행사관계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셔틀버스를 타거나 3km를 걸어야 했습니다.

심지어 아이가 휠체어를 타는데 만원버스에 탈 수 없으니 
아이만 내려주고 돌아오겠다는 차량도 출입을 거부당했습니다.
결국 휠체어에 아이를 태우고 씩씩하게? (거리며?) 걸어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찌했건 저는 약간의 편법을 이용했습니다.
경기 시작은 5분도 안남았고 걸어가도 늦겠다 싶어
공사관계자라고 쓴 표지판을 붙인 차에가서 "조금만 태워주세요"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분과 약 2km를 가는 동안 나눈 얘기가 '불법건축물' 기사가 됐습니다.
물론 그분과 얘기를 나누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보강취재를 한 것이죠.

어쨌건 기사가 나간 뒤 이메일, 댓글 심지어 전화로 많은 분들이
항의와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많은 댓글에서 
'F1경기 시작할때까지 아무 기사도 없다가 막상 좋지 않은 내용 보이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까발린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사실 전 F1 잘보자고, 즐겁게 보는 법까지 연재했습니다.

F1이 개최되길 꾸준히 지켜봤고 누구보다 기대도 많이 했습니다.
사실 제 고향 바로 옆인데 발전되고 홍보된다면 누가 나쁜얘기 하겠습니까.

뭐.. 그렇습니다.

늦은 시간에 주절주절 소회를 썼습니다만
'안전'에 대한 이야기는 중요하고 타협할 수 없는 얘기입니다.

뭐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