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뉴스/아름다운한국
강원도 삼척 순방기(?)
이다일
2010. 2. 3. 01:53
강원도 삼척 = 탄광, 산골, 눈, 멀다 등등 이름만 들어도 먼 곳입니다.
일명 스위치백 열차구간과 인클라인 열차구간이 있는 통리역입니다. 오늘 9시뉴스에 이 구간의 철로 안전성에 대해 나오던데요.. 암튼 깊고 높은 산을 열차로 넘으려니 특이한 구간이 생겨났는데 바로 이곳입니다.
덕분에 선로가 스키장의 슬로프를 연상케 하는 놀라운 구간입니다.
오늘의 목적지 '신리 너와마을'을 찾아갔는데 입구에서부터 웃긴녀석들이 반깁니다.
바로 이게 너와입니다. 기와나 짚으로 지붕을 얹을 수 없는 강원도 산골에서는 지붕에 나무를 결대로 쪼개서 사용했습니다.
옛날집들이라 지붕은 낮습니다. 민속문화재 지붕아래서 이런 사진을 찍었네요 -_-. 창호문에 구멍은 제가 그런거 아닙니다. 나무를 쪼개 만든 지붕이다보니 딱딱 이가 맞아들어가지 않습니다. 듬성듬성 틈도 보이고 심지어 뚫린 구멍으로 하늘이 올려다 보입니다. 하지만 습도가 높아지면 나무가 팽창해 틈을 메워주니 비가 새지 않고 환기가 잘 되는 효과도 있다 합니다.
너와집은 제 표현에 따르면 '올인원(all in one)'의 형태를 지녔습니다. 위 사진을 보면 제 앞에 있는 부분이 화장실입니다. 처마 끝에 붙어있죠. 정면의 문으로 들어서면 좌측에 방, 우측에 창고, 그 뒤로 축사, 좌측 뒤로 건너방 혹은 대청마루, 그리고 주방이 붙어 있는 구조입니다. 'ㅁ'자로 구성됐는데 축사까지 모두 지붕아래 들어 있는 올인원 스탈입니다.
삼척의 두가지 이미지는 먼저 바닷가 마을과 동굴을 떠올릴 수 있겠고
둘째로는 산속에 탄광마을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번에 삼척 순방(?)에는 바닷가를 보는 일정은 없었습니다.
내륙의 끝. 산골 오지 마을이 컨셉이었죠.
실제로 가보니 오지라고 말할 곳은 아닙니다.
일반 승용차로 다 들어갈 수 있고 하루에 버스도 6번이나 다니는 곳이니까요
스위치백 열차구간은 높은 산을 올라야 하는데 직선으로는 기차가 오르지 못하니 일명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열차에 앉아 있자면 전진, 후진을 번갈아 하며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스위치백이죠. 국내에서 이 구간이 유일한 스위치백 열차인데 올해안에 터널공사 완료로 열차운행이 중단 될 예정입니다.
인클라인 열차는 이보다 좀 더 과감합니다. 아래 사진이 통리역에 있는 인클라인 철도 사진입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철로 방식인데 마치 놀이공원 시작점에서 열차를 끌고 올라가듯이 기차를 줄로 묶어 당기는 방식입니다.
역시 강원도 산골에 있기 때문에 이런 선로 건설을 한 것이죠.
사실 저녀석들 뭔가 치료중일테니 웃을 일 만은 아니겠지만 '오지마을' 생각하고 갔는데 스카이라이프 안테나 옆에서 개들이 단체로 저런 모습을 하고 있으니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깔때기를 뒤집어 써서인지 짓는 소리는 우렁찹니다.
사실 강원도는 벼농사를 짓기 힘들어서 짚으로 만든 초가집은 불가능하다고 하네요. 또한 기와로 얹는 노력과 비용보다 나무를 쪼갠 너와가 훨씬 효율적이라는 설명입니다.
암튼 너와는 한장의 크기가 30cm~60cm이며 두께는 3cm~4cm가량 됩니다. 나무를 자르지 않고 쪼갰기 때문에 결이 그대로 살아있고 썩지 않고 갈라지지 않으며 오래간다고 합니다. 보통 10년은 끄떡 없다는데 윗면이 시원찮아지면 뒤집어서 또 사용한다고 합니다. 군대에서 빤쓰 뒤집어 입는거랑 원리는 똑같습니다만 차원이 다릅니다.
특이하게 축사까지 들어선데는 중요한 재산인 가축을 집 안에 두어 겨울 추위에서 보호하고 들짐승으로 부터 지키는 역할도 했답니다.
실내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위쪽사진이 주방입니다. 솥이 얹혀있는 곳이 아궁이구요. 그 윗쪽으로 네모난 구멍이 뚫린곳이 일명 '화티'입니다.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 위한 공간입니다. 그리고 아치형으로 뚫린 벽은 '우등불'이라고도 불리는데 저곳에 불을 피워서 주방과 거실을 밝히는 조명역할을 했습니다.
이 사진은 방 안입니다. 방의 한쪽 모서리에 '코클(=고클, 고쿨)'이란 일종의 벽난로가 있습니다. 이곳에 불을 때서 방안을 좀 더 따듯하게 하며 실내공기 순환, 습도조절 기능을 합니다. 이 집은 도로공사로 인해 철거되는 곳을 그대로 옮겨와 체험공간으로 마련한 것인데 그 과정에 전기 콘센트가 들어섰군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