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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248억의 25세 총각이 말하는 "한국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이다일 2010. 10. 21. 02:53


20일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는 브리짓스톤이 주최한 'F1 레이서 루이스 해밀턴 기자간담회'가 있었습니다.

루이스 해밀턴은 최초의 흑인 F1 드라이버로 2007년 데뷔 첫해 2위에 올라 "F1의 타이거우즈"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스타입니다. 올 시즌 성적도 좋아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총각이구요.

또 여친 푸시켓돌즈의 싱어 니콜 셰르징거와의 이야기들로 가쉽을 만들어내는 스타입니다. 연봉도 자그만치 248억, 1600만 달러입니다. 게다가 25살이구요. ㅋㅋ

연봉 248억이니  하루 일당이 6천8백만원쯤 하는 총각입니다.  대략 시간당 280만원쯤 하는 총각이네요. 24시간/365일 일한다는 가정에서 말이죠.

이 총각이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행사에 사인을 하러 나타났습니다. 거기엔 기자 간담회도 있어서 50여명의 기자들도 자리했습니다. 모두들 주말로 다가온 F1에 뭔가 이슈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죠. 게다가 주최측인 브리짓스톤 코리아는 '이번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어떤 전략으로 코스를 공략할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것이다'는 얘기를 해서 기대를 부풀게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회 직전에 이런 얘기는 금기시되는 사항이거든요.

하지만 약 30분간 진행된 기자간담회는 상식을 넘나들었습니다. 질문은 사전에 주최측에서 준비한 내용만 진행자가 읽었고 브리짓스톤 사장, 멕라렌팀의 메카닉 그리고 루이스 해밀턴 선수가 번갈아 대답했습니다. 뭐 준비한 질문만 답하겠다는건 간혹 인터뷰이가 까다로울 경우에 가끔 있는 일이기도 하니 그렇다 칩니다.

헌데 그 질문 내용이 참 깜짝 놀랄지경입니다. 시급 280만원의 총각을 앉혀놓고 '한국에 와서 어떤 음식이 제일 맛있었느냐?' 혹은 '한국의 어떤곳을 가보고 싶으냐?', '브리짓스톤 타이어의 좋은점은 무엇이냐?' 같은 유치한 내용이거나 낮뜨거운 주최사 홍보내용입니다. 

결국 기자들끼리는 '오늘 한 얘기가 뭐지?'라는 궁금증을 갖게 했고 '우승하고 싶데'정도의 결론을 얻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질문 내용에 한 기자는 "내가 이런거 취재하러 왔나"라고 얘기하며 인터뷰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상업적인 F1경기에 상업적인 회사가 주최한 인터뷰장이라지만 상식 이하의 질문 내용에 기자들은 실망했지요.

사실 루이스 해밀턴이 "제가 사는 곳에서도 불고기를 여자친구와 자주 먹으러 갑니다. 중국, 일본, 한국의 맛이 모두 다르겠지요. 그래서 한국에서도 꼭 먹어보고 싶습니다. 좋은 식당 있으면 알려주세요"라고 대답하긴 했습니다.

248억 연봉의 세계적 드라이버와 기자들이 모여서 고작 '어느 불고기집이 맛있지?' 따위의 얘기를 해야겠습니까. 

행사 주최자는 한국의 모터스포츠 팬들을 너무 무시한것 같습니다. 루이스 해밀턴 선수가 사인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수많은 팬들도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코스 공략은 어떻게 하고 F1 최초 흑인 드라이버로 소회 등등 이슈가 무척 많은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아무 내용없는 간담회로 기운만 빠졌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주최측 한 관계자는 "왜 이런 내용없는 질문시간을 가진거냐?"는 기자의 질문에 "멕라렌 팀의 규제가 너무 강해서 자율 질문은 불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30분 동안 자사 광고만 쏟아내고도 이런 답변을 들으니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멕라렌팀은 한국 모터스포츠 관객들보다 브리짓스톤이 훨~ 더 좋은가봅니다.
이상 30분간 248억 총각이 얘기한 브리짓스톤 광고 발표회에 다녀온 소감입니다. ㅠ.ㅠ

ps. 루이스 해밀턴 선수의 여친은 푸쉬캣돌스의 싱어 니콜 세르징거입니다. 둘이 불고기 자주 먹는군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