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뉴스/자동차

현대차의 욕심, 최초, 최고를 향한 일방통행

이다일 2010. 12. 28. 14:32

22일 현대차의 보도에 따르면 내년 1월 중순 출시될 그랜저HG에 한지 스피커를 세계 최초로 채용한다고 합니다. 일단 '세계최초'가 들어가니 관심이 팍~! 갑니다.


그런데 오늘 새로운 사실이 알려집니다. 한지 제조업체인 '자연이 그려내는 소리' 양길섭 대표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년 6개월 전에 현대차 사장의 요구로 기술 시연을 두 차례나 했다고 합니다. 당시 현대차 팽정국 사장이 한 전시회에서 한지로 만든 스피커를 본 것이 계기였다고 말했습니다.


얘기를 정리하면 현대차(현대모비스)는 자동차용 한지 스피커를 '세계 최초'라고 홍보했고 한지로 그간 스피커를 만들어온 중소기업은 '사실 우리기술이다' 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밝혀진 사실은 일반 오디오 스피커에 한지를 사용한 것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제품이며 스피커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하기 이전에는 모두 종이를 사용한 것이므로 새로운 기술이라 보긴 힘들다는 것.


현대차의 최초에 대한 욕심은 과거에도 사례가 있습니다. (이다일닷컴 블로그 글 참조)


지난해 여름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면서 '세계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이다. 사실 도요타의 프리우스는 1998년 개발됐다. 이보다 무려 10년이 넘게 뒤늦은 하이브리드 차를 생산하면서 단지 연료를 가솔린에서 LPG로 바꾸고 '세계최초'라고 광고했습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LPG 세계최초 하이브리드는 맞다. 하지만 가솔린차를 LPG 바꾸는 것은 1급 공업사에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일이다. 이런 것을 세계최초라고 과대광고를 하니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로 부끄러운 일이죠


당시에도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에 대한 단점을 늘어왔더니 이 블로그에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개중에는 현대차그룹의 IP로 밝혀진 사람들이 익명의 뒤에 서서 현대차 찬양에 열을 냈었는데 애사심은 이해하지만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부끄러운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이번 그랜저HG의 한지 스피커 사건을 보면서 또 다시 이어진 '얄팍한 상술'이 아니길 바란다. 국가를 대표하는 대형 그룹으로 양심과 책임의식을 갖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