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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하다가

옥션사태후 잇따라 밝혀지는 개인정보 유출의 이유는?

옥션에서 1천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습니다. 주민번호를 포함한 개인정보는 중국에서까지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어 23일에는 하나로통신이 개인정보를 의도적으로 유출한 흔적이 있어 수사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옥션홈페이지에서 알아보니 제 개인정보는 쓸모가 없었던지 유출되지 않았네요. 이유야 궁금하지만 안심되는것이 정상일진데 그닥 안심하는 마음도 없습니다.

개인정보가 왜 이렇게 인기를 끌까요?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하는 회사들이 넘쳐납니다.
그렇다면 인기의 이유는 필요로 하는곳이 많아서?

개인정보가 잘 팔리는 이유는 바로 '주민번호'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집주소, 핸드폰번호, 직업들은 평생가지 않습니다.
어느 조사결과를 보면 이직이 심한 직종의 경우 2년반이면 모두 새얼굴로 채워진다고하니
개인정보DB의 신뢰도는 불과 2~3년을 넘기지 못할것으로 추정해봅니다.

그러나 주민등록번호는 그 자체가 개인의 나이, 출생지, 성별과 같은 기본정보를 갖고 있고
직장, 집, 휴대폰, 질병기록, 은행계좌, 커뮤니티활동 등 한국인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활동
영역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정보들을 이어주는 고리 역할을 합니다.

고리 역할을 하는 주민등록번호를 포함함으로써 개인정보의 가치는 크게 상승합니다.
예를들면 주민번호없이 골프도서를 구입했다면 일단 개인정보는 2~3년간 유효할 것입니다.
게다가 구입자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나이는 얼마나되는지 알지 못하므로 이 사람이
골프에 관심있다는것 외에는 개인정보를 활용할 방안이 없습니다.
(무작위로 아무것이나 마케팅하겠다면 모르겠지만...)

반면 주민번호를 포함했다면 얘기가 다르죠.
나이, 성별을 알고 골프에 관심있다는것을 알았고 일반적인 나이대를 추측해서
결혼할 나이인지 자식들이 공부하는 나이인지 또한 대리운전이 필요한지
여러가지 상황을 유추할 수 있게 됩니다.

더욱 심각한것은 이번엔 골프책을 구입한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면 다음번에
자동차를 구입한 개인정보를 수집해서 주민번호를 기준을 맞춰볼 수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일단 DB의 생명력은 최종 업데이트 시점을 기준으로 더 늘어날 것이고
골프를 좋아하고 자동차를 샀으니 운전과 여행, 레저에 관심이 있을것이란 유추도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주민번호를 사용할까요?

전세계에 주민등록번호와 유사한 등록제도를 가진 나라는 불과 다섯개라고 합니다.
그외의 나라에선 이것 없이도 온라인쇼핑, 커뮤니티 등등 모든것을 다 할 수 있습니다.

개개인에게 일련번호를 메기고 인터넷에서도 한사람은 한가지 아이디로만 활동할 수 있는나라
IT선진국이라는 우리나라 이야기입니다.

과거 통제와 관리를 수단으로 쓰였던 주민등록제도가 글로벌시대의 인터넷에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니 참으로 답답하기 이를데없습니다.

악플때문에 사람들이 자살해서 인터넷 실명제를 한다구요?
쇼핑사이트에서 주민번호받는건 이상하지 않고 마트에서 신분증보자하면 이상하다구요?

주민등록번호체계가 개인정보를 끊임없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고리 역할을 하는이상
우리나라 사람들의 개인정보는 잘 팔릴껍니다. 계속 팔릴껍니다.


블로그라 맘편히 두서없이 써놨지만.. 언젠가 시간내서 다시 정리해야할 주제인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