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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뉴스/자동차

[시승기] 윈스톰 맥스, 한국소비자는 유럽형을 좋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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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말 거제도에서 열린 GM대우의 신차 발표회에서 윈스톰 맥스를 만나보았다. 2006년 GM대우 최초의 SUV 윈스톰을 출시해 30만대이상 판매했다.

GM대우는 ‘기대이상의 판매실적이다’라는 만족감을 보였었고 2008년 6월엔 ‘맥스(MAXX)’라는 이름을 붙여 새로운 라인업을 출시하기 이르렀다.

윈스톰 맥스는 기존 윈스톰과 기본내용은 같지만 내외관 디자인과 시트배열, 실내 공간까지 모두 바뀐차다. GM대우가 ‘프리미엄 콤팩트 SUV’라고 밝힌 이 차는 사실 유럽에서 설계되고 유럽에서 판매되던 오펠의 ‘안타라’라는 모델이다.

2003년 8월 개발에 착수해 2006년 8월부터 유럽에 판매됐다. 생산은 GM대우의 한국 공장에서 한다. 같은해 국내에도 윈스톰이 출시됐으니 쌍둥이차까지는 아니라도 형제보다 가까운 차라고 이해하는게 쉽다.

기존 윈스톰은 2WD부터 시작해 4WD 최고급 모델까지 1천만원에 가까운 가격차를 보이지만 맥스는 5인승 4WD모델로 ‘고급’과 ‘최고급’의 두가지만 출시했다. 가격은 각각 2천833만원, 2천996만원.

윈스톰 5인승 최고사양인 4WD LTX H-DLX모델의 2천883만원과 비슷한 가격에 출시된 것이다.

GM대우 기술연구소 김동규 부장은 신차발표회에서 “2006년 8월 유럽에 출시된 윈스톰 맥스(유럽명 ‘안타라’)를 국내에 들여오면서 서스팬션을 소프트하게 세팅하는 등 한국에 맞게 변형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포르쉐 카이엔에서 볼 수 있는 컷팅 디자인과 크롬링을 적용해 세련된 외형을 갖췄고 자동 높낮이 조절 HID 헤드램프와 도로 상태에 따라 전륜과 후륜의 구동력을 조절하는 온디맨드 4륜 구동시스템 등 새로운 기술이 다수 적용됐다”고 밝혔다.

차의 외관이 기존 윈스톰과 가장 크게 변했다. 헤드램프는 좀 더 커졌고 바퀴 위쪽에 강한 보디 라인이 그려졌다. 사이드미러에 내장됐던 방향지시등은 휀더 중간으로 내려갔고 유리에 장착됐던 라디오 안테나는 천정 가운데 불쑥 튀어나왔다.

유럽에서는 불쑥 튀어나온 안테나가 내비게이션, DMB, 라디오 수신의 역할을 하지만 국내에선 무용지물이다.

5인승이므로 트렁크 적재함도 깔끔하게 정리됐다. 스패어 타이어와 각종 공구를 정리할 수 있게 배치됐고 위 아래 레일이 붙어있어 자전거 캐리어, 적재물 고정장치 등 각종 옵션을 장착 할 수 있다.

실내에 들어서자 동글동글한 송풍구가 눈에 띈다. 무려 중앙에 세개나 송풍구를 배치했고 내비게이션이 있을법한 중앙 액정은 트립컴퓨터가 내장됐다.

주행거리, 연료량, 실시간연비, 공조시스템, 오디오 작동상태 등 정보를 보여준다.

헤드라이트를 켜는 스위치가 폭스바겐, 벤츠와 같은 형태로 운전석 좌측에 별도 배치됐다. 2열 좌석은 컬러유리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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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특징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것은 도어 잠금장치가 90년대 차에 붙어있던 스틱 형태인것. GM대우 관계자는 “올드패션으로 보이긴 하지만 안전성은 최신형이다”며 안전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거제도의 길을 달려보니 기존 윈스톰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소음수준도 비슷하고 스티어링 휠의 촉감만 다를 뿐 같은차라는 느낌이다. 2륜과 4륜이 자동으로 변하는 상황은 오프로드 주행을 본격적으로 하지 않는 이상 느껴보기 어렵다.

비포장 도로를 달리며 느껴지는 충격은 차체가 단단해짐을 보여줬다. 서스펜션 세팅이 그동안 국산차에서 볼 수 없는 단단함을 가졌다.

차체가 작은 콤팩트 SUV라 묵직하게 길을 움켜쥐는 느낌은 없다. 하지만 통통 튀며 비포장 도로를 빠져나가는 느낌은 물렁이던 차체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신선할 것이다.

3천만원에 가까운 높은 가격에 비해 내비게이션 조차 빠져버린 옵션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윈스톰의 최고급형과 차별점을 찾기 힘든 것도 단점이다.

윈스톰 맥스는 기존 윈스톰을 대체하지 않는다. 윈스톰은 그대로 판매되고 새로 추가된 것이다.

하지만 3천만원에 이르는 GM대우 최고가 SUV를 출시하면서 기존모델 대비 여러 단점이 지적되는 차를 내놓은 GM대우의 정책도 의문이고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이차를 선택할지 더 의문에 빠지게 된다.

〈경향닷컴 이다일기자 crodail@kh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