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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뉴스/자동차

한국에서 SUV를 선택하려면…

* 경유차가 어때서?

경유값이 2천원을 넘어서고 휘발유보다 비싼 기름이 되더니 8월로 접어들면서 조금 잠잠해졌다.
그래도 휘발유하고 비슷한 가격이니 경유차 탄지 오래된 사람들은 속이 쓰리다.
하지만 경유차의 연비가 2~30% 좋다고 하니 그래도 아직 버텨볼만 하다.

10년전 IMF폭풍이 몰아쳤을때 '경차', '경유차'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경차는 세금과 유지비가 저렴하단 이유로, 경유차는 차값은 비싸도 유지비가 저렴하단 이유로 인기를 끌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경유차는 승합으로 구분돼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7인승 이상으로 제작되기 시작했다.

그당시 차를 구입할때 고려하는것은 딱 한가지였다. '싼가?'
유지비가 싼지, 기름값이 싼지, 차값이 싼지, 세금이 싼지...
최고의 선택조건이 싼가~ 였다. (물론 모두그런것은 아니지만...)


* 10년의 시간

10년이 지난 2008년 IMF 못지않은 환율에, 고유가까지 겹쳤다.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같은것만 있는것은 아니다.

98년에 없던 수입차시장이 무려 7%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100대중 7대는 수입차란 소리다.

수입차가 소수의 사치품이 아니라 대중차로 거듭나고 있다.
국산차와 가격경쟁을 벌이는가 하면 세계기준으로 만들어진 차가
한국메이커들을 압박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는 많아져서 영업사원들의 '뻥'에 속아 혹은 '정'에 넘어가
차를 계약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영업사원들도 세상이 바뀐걸 다 안다.
중고차 거래사이트에는 수입차가 더욱 넘쳐난다.
정보도 많고 차도 많고

좋은차 고르기 더 힘들어진 세상이다.
반면에 왠만해선 나쁜차 사기도 쉽지 않다는거다.


* 대한민국 SUV는…

7인승 승합차는 세금이 저렴했다. 정부정책이다. 게다가 경유는 영업용차가 많이 사용하므로
저렴하게 판매됐다. 결국 7인승이상 경유차는 한국에서 차를 탈 수 있는 가장 저렴한 방법중 하나였다.

지난 96년에 스포티지는 만땅 넣으면 경유 1만2천원이 들어갔다. 지금? 10만원도 가뿐할 것이다.
엄청난 변화가 10년간 일어났다.

큰차 좋아하는 성향과 경유의 경제성이 맞물려 SUV시장은 활황을 거듭했다.
코란도로 시작한 시장이 스포티지, 싼타페, 렉스톤, QM5, 윈스톰까지 나오는 족족 히트를 쳤다.

하지만... 10년간 성장해 온 SUV가 세계의 차들과 같은 방향으로 성장했을까?

세금제도, 큰차선호성향 등 한국의 특별한 사정을 고려해 만들어진 국산 SUV들은
그동안 몇가지 특징을 가졌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엔진 배기량은 가능한 소형화 됐다.
출력을 높이기 위해 터보를 장착했고 몸집은 계속 커졌다.
결과적으로 연비는 안좋고 덩치는 큰 차들이 만들어 졌다.


* 최근 SUV를 보면…

최근 3~4천만원대 SUV시장이 큰 인기다.
2천만원대에서 머물던 콤팩트 SUV시장도 수입브랜드가 뛰어들면서 가격대가 넓어졌다.
품질과 성능에서 직접경쟁을 하는것은 당연해졌다.

이번에 시승한 GM대우의 윈스톰 맥스는 바로 수입과 국산의 중간에 서 있다.
윈스톰 역시 그랬듯 GM대우의 글로벌 전략이 그대로 묻어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GM의 글로벌 환경에 적합한 차를 만들기 위해 각국의 엔지니어, 디자이너가 모여 만들어낸 차가 윈스톰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수입차와 국산차가 경쟁을 벌이는 중간점에 윈스톰이 놓여있다.

일단 유럽차의 문화가 그대로 녹아 있다.
폭스바겐, BMW, 벤츠같은 독일차가 그렇듯이 다이얼식 헤드라이트 스위치를 갖고 있다.
시그널 램프, 일명 깜빡이는 한번터치로 세번씩 깜빡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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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벽돌로 만들어진 유럽길을 달리던 단단함이 그대로 넘어왔다.
세심하고 꼼꼼하기 보단 실용적이다. 큼직한 계기반과 다이얼들은 조작성이 좋다.

국내에서 경쟁자를 찾자면 르노삼성의 QM5와 폭스바겐의 티구안정도가 떠오른다.
QM5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작품으로 프랑스, 한국, 일본의 기술이 가미됐다.
윈스톰과 같은 글로벌 작품인것이다.

티구안은 폭스바겐의 콤팩트 SUV로 지난해 판매개시 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은 10개월은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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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지 차 모두 세계기준에서 모자랄 것 없는 차다.
국내에선 2천만원 후반부터 3천만원 후반까지 가격을 책정했다.
대한민국 소비자로 셋중 하나를 선택하는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가장 비싼 티구안은 4천만원가량 한다. 셋중 가장 비싸다.
자동주차시스템과 4륜구동을 기반으로 풀옵션이다.
험로주파성능이 뛰어나고 폭스바겐의 대중적 인기가 힘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수입차 프리미엄을 누리기엔 소위 뽀대에서 부족한 느낌.

르노삼성의 QM5는 몇 가지 재밌는 옵션들이 있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모든 SUV동호회에서 “선루프만 뜯어오고 싶다”며 아우성치던 옵션이다.
보스 오디오는 고급모델에만 적용된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사운드는 최고다.
조개처럼 위아래로 열리는 트렁크는 화물을 적재하기 편리하다.
국산 콤팩드 SUV가운데에서 가격이 비싸다는 평가를 받지만 프리미엄 옵션은 메리트가 있다.

끝으로 윈스톰 맥스는 장단점이 공평하게(?) 녹아 있다.
4륜구동 풀옵션으로 제공되지만 네비게이션이 없다. (더이상 말하기 힘들다. 어서 장착하시길 ^^)
윈스톰보다 다소 짧아진 차체는 험로주행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하체가 셋중 으뜸이다. 차체가 높은 SUV를 고속으로 달리면 위험하겠지만 단단한 세팅덕에
간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 (고속으로 달려도 긴장되지 않는다)
주행안전장치 ESP는 확실하게 차를 제어한다. 일면 조금 미끄러지듯 차를 거칠게
몰아보려해도 불가능한것이 아쉽기도 한다.

여타 콤팩트SUV를 논하지 않은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제작되지 않아서라고 할까.
전세계에서 개발되고 세계에 팔려나가는 진검승부를 벌이는 세 차종에 대해서 논해봤다.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추구한다면 QM5, 4천만원이란 돈으로 콤팩트 SUV에 만족할 수 있다면
주저없이 폭스바겐 티구안을 추천한다.
모자라지 않는 힘과 평균이상의 연비, 넉넉한 실내공간을 원한다면 윈스톰맥스가 딱이다.

글을 쓰면서도 세 차종이 머리속에서 전후좌우진하는것이 어질어질하다.
하물며 손에 수천만원을 들고 어떤 SUV를 살까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어떠할까…

혹시라도 SUV구입을 위해 주저하는 중이라면 이 글을 읽자마자 영업소에 전화하길 추천한다.
요즘 시승안되는 영업소 없고 시승도 안시켜주는 차는 살 필요가 없다.
수천만원짜리 투자결정에 체험도 안시켜주는 회사는 기본이 안된거다.

국내 콤팩트 SUV가 수십종도 아니니 시간을 갖고 넉넉히 타보고 금융상품, 리스, 할부를
꼼꼼하게 비교해보고 결정하길 추천한다.

티구안은 올해 물량 모두 동났고 QM5는 철저한 가격정책을 유지한다는 소문이...
살짝 광고까지 하자면 GM대우의 할부 프로그램.. 참 우수하더라 ^^